
맥북 기본 기능만으로도 녹화가 되는데, 굳이 외부 프로그램을 써야 할까요?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Command + Shift + 5 누르고 그냥 찍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죠. 그런데 줌 회의 장면을 소리와 함께 녹화해야 했던 날, 저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기본 녹화는 컴퓨터 내부에서 나오는 소리를 담지 못하고, 오류가 생기면 파일 자체가 날아가 버립니다. 그날 이후 세팅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화면 녹화 OBS Studio, 처음 쓸 때 이것만 바꾸면 됩니다
OBS Studio는 무료 오픈소스 방송·녹화 소프트웨어로, 맥북 M 시리즈 칩에 최적화된 Apple Silicon 버전을 OBS Project 공식 사이트에서 바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설치 자체는 5분이면 끝나는데, 문제는 기본 설정 그대로 쓰면 절반도 못 쓴다는 점입니다.
제가 처음 OBS를 설치하고 기본값으로 녹화했을 때, 파일 크기가 이유 없이 크고 화질은 기대보다 떨어졌습니다. 그때 설정을 하나씩 뜯어보면서 알게 된 게 인코더 선택이었습니다. OBS 환경설정의 출력 탭에서 '단순' 대신 '고급'으로 바꾸고, 인코더를 Apple VT-HEVC 하드웨어 인코더로 설정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HEVC란 High Efficiency Video Coding의 약자로, 같은 화질을 더 작은 용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영상 압축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파일은 가벼운데 화질은 그대로인 셈입니다. 비트레이트는 50,000 수준으로 올려 두면 4K에 가까운 선명한 화면을 얻을 수 있고, 오디오 품질도 320으로 설정해 두는 편입니다.
녹화 형식도 신경 써야 합니다. 저는 프래그먼트화된 MP4 형식을 쓰고 있는데, 이 방식은 녹화 데이터를 일정 단위의 청크(chunk)로 쪼개서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청크란 데이터를 일정 크기로 나눈 조각을 뜻하는데, 덕분에 녹화 중간에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전원이 꺼져도 그때까지 저장된 부분은 온전하게 살릴 수 있습니다. 기본 MP4로 녹화하다가 오류 한 번에 파일 통째로 날린 경험이 있다면, 이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이유가 됩니다.
핵심 설정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출력 설정: '고급' 모드 선택
- 인코더: Apple VT-HEVC 하드웨어 인코더
- 녹화 형식: 프래그먼트화된 MP4
- 비트레이트: 50,000 권장
- 오디오 품질: 320 (최고치)
- 오디오 트랙: 1번, 2번 체크 활성화
멀티 오디오 녹음, 트랙을 분리하면 편집이 달라집니다
소리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포기하는 지점입니다. 맥북은 기본 화면 녹화 시 마이크 입력은 잡아주지만, 시스템 사운드, 즉 유튜브 재생 소리나 앱에서 나오는 소리는 기본적으로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는데, 저는 상황에 따라 둘 다 씁니다.
첫 번째는 OBS Studio 자체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소스 목록에서 macOS 화면 캡처를 추가하면, 오디오 믹서에 시스템 소리가 별도 입력으로 잡힙니다. 추가적인 설정 없이도 맥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가 자동으로 녹화되는 구조입니다. 직접 써봤을 때 가장 놀랐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별도 플러그인 없이 시스템 사운드가 잡힌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BlackHole이라는 무료 오픈소스 가상 오디오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가상 오디오 드라이버란 실제 물리적인 장치 없이 소프트웨어로 오디오 신호를 라우팅해주는 도구입니다. 설치 후 macOS의 '오디오 MIDI 설정'에서 다중 출력 기기를 구성하면, 제가 스피커로 듣는 소리와 녹화 파일에 담기는 소리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줌 회의 내용을 소리까지 함께 남겨야 했던 상황에서 이 조합으로 해결했는데, 그때부터 BlackHole은 제 맥북 필수 설치 목록에 올라갔습니다.
OBS에서는 멀티 트랙 오디오 녹음도 가능합니다. 오디오 트랙 할당 기능을 이용하면 시스템 사운드는 트랙 1번에, 아이폰 마이크처럼 외부 입력 장치는 트랙 2번에 따로 저장됩니다. 이렇게 분리해 두면 Premiere Pro나 Final Cut Pro 같은 편집 프로그램에서 두 트랙을 개별적으로 불러와 각각 볼륨을 조절하거나 필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차이가 편집 시간을 꽤 줄여줍니다.
실제로 OBS Studio를 이용한 화면 녹화의 CPU 점유율은 약 2% 내외로 매우 낮게 유지된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는 Apple Silicon의 미디어 엔진 가속, 즉 칩 내부에 탑재된 전용 인코딩 처리 회로가 작동하기 때문인데, 덕분에 녹화 중에 다른 작업을 동시에 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습니다(출처: Apple).
얼굴 띄우기와 키 입력 시각화, 강의 영상의 완성도를 올리는 법
강의용이나 튜토리얼 영상을 만들 때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게 있습니다. 화면은 있는데 얼굴이 없고, 단축키를 누르는데 보는 사람은 뭘 누르는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저도 초반에 만든 영상들이 다 이랬습니다.
얼굴을 화면 구석에 넣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QuickTime Player를 실행하고 파일에서 새로운 동영상 녹화를 선택하면 카메라 미리보기 창이 뜨는데, 이 창을 화면 한쪽 구석에 작게 배치하고 항상 위에 표시 옵션을 켜두면 됩니다. 그 상태에서 OBS나 Command + Shift + 5로 전체 화면을 녹화하면 얼굴이 자연스럽게 포함됩니다. 별도 유료 소프트웨어 없이 기본 앱만으로 이게 가능하다는 걸 알고 나서 꽤 오래 쓰고 있습니다.
키보드 입력 시각화는 KeyCastr라는 무료 앱을 사용합니다. 제가 Cmd + Shift + 5처럼 단축키를 누르면 화면 구석에 해당 조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방식인데, 개발자나 디자이너 튜토리얼 영상에서 특히 효과가 큽니다. 여기에 마우스 클릭 시각화까지 더하고 싶다면 Cursor Pro 같은 앱을 쓸 수 있지만, 무료로 시작한다면 KeyCastr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보안성과 신뢰성에 대해서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활용 정책을 다루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기준이 참고가 됩니다. OBS Studio와 BlackHole 모두 코드가 공개되어 있어 전문가들이 검증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신뢰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
단순 기록이 목적이라면 맥북 기본 녹화 기능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굳이 세팅에 시간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콘텐츠를 만드는 분이라면, QuickTime으로 얼굴을 띄우고 BlackHole로 시스템 사운드를 잡고 KeyCastr로 단축키를 시각화하는 조합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모두 무료이고, 이 세 가지만 갖춰도 기본 녹화와는 결이 다른 영상이 나옵니다. OBS까지 추가하면 멀티 오디오 트랙 분리와 하드웨어 가속 인코딩까지 가능해져서, 편집 단계에서의 자유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